Last.FM은 사용자가 듣는 음악을 실시간으로 기록해주고, 그 기록을 토대로 사용자의 음악청취에 관한 유익하고 재미있는 보고서를 매 주 그리고 매 년 작성해주는 플랫폼이다 (유료회원인 프로멤버쉽 가입자는 매 달 보고서도 받을 수 있다). 또한 그 기록을 통해서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새로운 아티스트나 곡을 추천해준다.
필자가 이 사이트에 가입한 이후로 들은 곡들, 좋아요를 눌러놨던 곡들이 모두 정리되어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본인이 들었던 곡들을 다시 찾을 수 있다. 보고서를 통해서는 어떤 장르나 앨범, 곡, 아티스트를 많이 들었는지 재미있는 형식으로 수치를 보여주기 때문에 본인의 음악적 취향을 깨닫는 것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본인이 자주 듣거나 좋아요를 누른 음악을 통해 새로운 아티스트나 곡을 추천받을 수 있는데, 이 추천이 특히 서양 곡에는 꽤 잘 맞아서 필자도 추천기능을 오랫동안 애용했다. (요즘은 동아시아 곡을 주로 들어서, 아시아 곡은 얼마나 추천을 잘 하는지 테스트 중이다)
이곳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2007년부터 꽤 오랫동안 이용하고 있고, 가장 애착하는 사이트이다. 그래서 이 사이트의 변천사도 꽤 알고있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글이 다소 길어질 수도 있겠다.
예전에 라스트에펨은 플랫폼의 이름처럼, 사이트에서 라디오같이 랜덤으로 들려주는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본인이 좋아하는 아무 가수 정보 페이지에서 플레이를 하면 그 가수의 음악과 비슷한 랜덤 음악을 들을 수도 있었다. 듣다가 본인의 취향에 맞는 곡에는 좋아요를 누르는데, 그 기록이 어느정도 축적되면 점점 본인의 취향에 맞는 추천 음악들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이 시스템 덕분에 정말 많고 다양한 국적과 장르의 가수들을 알게 되었다. 현재의 내 넓은 음악취향에는 Last.FM이 크게 기여했다고 보면 된다.
라스트에펨에서는 이렇게 실시간으로 듣는 음악을 기록하는 행위를 '스크로블(scrobble)'이라고 칭하였고, 나중에는 사이트 밖에서도 우리가 휴대폰 음악 어플 등으로 듣는 노래까지 스크로블하기 위해서 별도의 스크로블러 앱을 출시하였다. 하지만 이 어플은 이상적으로 완벽하게 구동되지는 않았던 기억이 있다. 어떤 음악 어플에서는 작동하지 않기도 했고, 유투브를 스크로블 가능하게 하면 음악 영상 외에도 시청한 동영상 제목까지 스크로블이 되는 어쩔 수 없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러다가 저작권 때문인지 사이트 내에서 청취가능했던 라디오 음악시스템은 사라지고 유투브 영상이 대신 플레이 되게 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는데 라스트에펨에는 등록된 정보의 곡이라도 유투브에 없는 음악이 많았고 영상이 자주 중지되는 오류가 있어서 실용적이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현재에는 무려 스포티파이와 연동을 할 수 있도록 바뀌어서, 스포티파이로 듣는 음악들이 바로바로 라스트에펨 계정으로 스크로블링이 되어 정확한 정보로 너무나 편안하게 이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본인이 스포티파이를 구독하고 있는 이유 중 7할은 Last.FM을 사용하기 위해서일 정도이다. 스포티파이와 연동이 되어 편하게 사용이 가능한 것은 라스트에펨을 다시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다.
요즘 스포티파이 이용자가 많아졌는데, 해당 음악어플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겠지만 음악애호가라면 라스트에펨을 같이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혜택인건지 알게된다면 음악감상생활이 더 풍요로워 질 것이라 확신한다.
사이트에 가입을 하고나면 이런 인터페이스의 사용자 프로필 페이지에 들어갈 수 있다. 참고로 필자는 본인의 계정 대신 라스트에펨 공식 스태프 계정을 예시로 들겠다. 번호를 매긴 순서대로 설명을 하자면,
1. 유저네임이다. 바꾸려면 프로 멤버쉽에 가입하면 된다. 프로멤버쉽은 월 4.99달러, 년 49.99달러이다.
아래에 작은 글씨로 The Team이라고 되어있는 것은 본인의 이름이고 (언제든 수정가능하다), 옆에는 스크로블링을 처음한 날짜가 나온다.
2. overview는 프로필 전체를 개괄적으로 보여주고, reports는 주, 달(프로 멤버쉽), 년 단위 음악감상 통계 보고서를 볼 수 있고, Library 에서는 스크로블링 된 곡들 하나하나의 기록을 날짜별로 볼 수 있다. following/follwers는 다른 사용자들과의 팔로우 관계를 보여주고, Loved Tracks는 좋아요 한 곡들을 날짜별로 볼 수 있다. Obsessions는 비교적 최근에 생긴 소소한 기능인데, 본인이 현재 빠져있는 곡이 무엇인지 한 곡을 설정할 수 있다. 설정을 하면 5번 Top Track 부분을 대체하며 일정기간동안 프로필 배경에 아티스트의 사진이 보이게 된다.
3. Scrobbles은 라스트에펨에 기록된 사용자가 이제껏 들은 곡들의 수, artists는 이제껏 들은 가수가 몇 명인지.
4. 로그인을 했을 때에 활성화되는 기능인데, 다른 사용자 페이지에 들어갔을 때 나와 해당 사용자의 음악감상지수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보여준다. 스탭과 나의 일치도는 낮다고 표시되며, 둘 다 에스파, 오로라 등을 들은 적이 있다고 표시되어있다.
5. 이제껏 스크로블된 곡 중 가장 많이 들은 곡을 표시하며, 사용자 프로필 상단 배경에 영향을 준다.
아래는 프로필의 Overview 탭의 화면에서 기본적으로 볼 수 있는 정보들이다.
가장 먼저, 최근에 들은 곡들의 목록이 나온다. 언제 들었는지가 함께 표시된다. 맨 위 scrobbling now 라고 되어있는 것은 현재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듣고있는 곡이라는 것이다. 하트 표시를 누르면 빨간 하트가 되는데, 좋아요를 표시하는 것이다. 다시 하트를 누르면 취소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Top Artists로, 사용자가 가장 많이 스크로블한 아티스트 순서대로 보여진다. 디폴트 세팅은 All Time 즉, 가입하고 이제까지 스크로블한 총계를 대상으로한다.
그 다음에는 가장 많이 스크로블한 곡의 앨범이 순서대로 뜬다. 30일동안의 통계이며 상단 옵션을 통해 바꿔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이 스크로블한 순서대로 곡이 보여진다. 기간은 상단에서 설정할 수 있다. 본인의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YB의 야간마차가 가장 많이 스크로블되었다.
다음으로 reports 즉 보고서 탭을 보자. 참고로 필자는 국내외 다양한 스트리밍 플랫폼을 번갈아가며 사용하느라 스포티파이를 꾸준히 사용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아쉽게도 스크로블링이 중간에 끊긴 적이 많다. 하지만 이제는 꾸준한 스크로블링을 통해 완벽한 연간 보고서를 받는 것이 목표이다.
주 단위 보고서를 보면, 일주일간 몇 번 스크로블했는지, 가장 많이 들은 아티스트나 앨범, 곡, 장르, 음악을 주로 듣는 시간 등등이 수치화되어 다양한 그래프로 보여진다. 년 단위 보고서도 이와 비슷한데, Playback이라는 특별한 보고서가 추가된다. 이 보고서에는 좀 더 구체적인 수치가 픽토그램을 통해 보여진다.
예를 들면, 플레이백 보고서에는 내가 어느 날이 가장 많이 음악을 스크로블했는지도 나온다.
그리고 몇 가지 통계들을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
가장 많이 들은 탑 앨범 표지모음이나,
주요 통계를 이렇게 한 번에 보여주는 그림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도 한다.
여기까지가 라스트에펨의 음악 감상 기록 서비스 내용이다.
라스트에펨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기록'이지만 추천 기능도 기깔나다.
프로필 화면에 들어가면 세 가지 방법으로 재생을 해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사용자 라이브러리에 있는 그러니까 예전에 스크로블했다고 기록된 곡들, 두 번째는 사용자의 믹스(예전에 스크로블한 곡들&새로운 추천곡들이 무작위로 나옴), 세 번째는 사용자에게 추천하는 곡들이다. 이 플레이리스트들을 누르면 스포티파이를 통해 재생된다. (스포티파이와 연동을 했을 경우. 안 했다면 아마 유투브 영상을 통해 보여질 것이다.)
참고로 스크로블링이 되는 기준은 플랫폼의 정책이 계속 변화함에 따라 바뀌었다. 예전에는 한 곡을 몇 퍼센트 이상 들으면 스크로블이 되도록 설정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스포티파이 기준 거의 끝까지 들어야 스크로블이 되는 것으로 알고있다.
Home 화면에서도 이렇게 추천하는 곡들과 아티스트들이 나오는데, 특히 서양 노래에서는 적중률이 굉장히 높으니 활용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본인이 라스트에펨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아티스트 페이지에 들어갔을 때 장르(태그)가 잘 구분되어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태그한 순서대로 나타난다. 아티스트 위켄드의 페이지에 갔을 때 그의 태그는 알앤비, 일렉트로닉, 덥스텝 등으로 구분되어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 페이지들을 확인해보면 본인이 어떤 장르를 주로 듣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아시아권 아티스트들의 태그는 정확히 구분이 안되있어서 아쉽다. 한국 아티스트들이라고 아이돌, 밴드, 발라드 할 것 없이 죄다 Korean으로 태그되어있다던지 하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아티스트 페이지에 가면 사용자가 몇 번 이 아티스트의 노래를 스크로블했는지, 팔로워 중 누가 또 이 아티스트를 듣는지도 표시된다. 이 아티스트를 듣는 사용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 스크로블은 몇 회나 되었는지도 표시되며 이런저런 상세 정보들을 확인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이다.
그리고 라스트에펨에서는 이용자들의 스크로블링 기록을 활용하여 글로벌 차트 같은 통계도 제공한다.
라스트에펨의 글로벌 사용자들이 스포티파이를 통해 더욱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을 텐데 그래서 그런지, 예전같았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 일어났다. 회원들이 가장 많이 스크로블링한 트랙에 방탄소년단의 지민, RM, 뷔 등등이 매번 상위권에 올라오고 있다. 한국 가수가 차트에 올라오는 것을 보니 신기하고 기쁘기도 하다. 한국 사람들이 스포티파이나 라스트에펨을 잘 이용하고 있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외국에서도 방탄소년단의 솔로 곡들을 엄청 많이 듣고있다는 얘기이다.
이 플랫폼을 애정하는 노파심에 몇 마디 적어야겠다. 본인은 특정 아티스트의 순위를 올리기 위해 제대로 듣지도 않으면서 계속 음소거로 재생시키는 등의 억지 스트리밍 활동을 싫어한다. 이것은 공정하지 못한 순위 조작의 일종이라고 생각되며 건강한 음악감상 활동이라고는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본인이 음악을 많이 듣지만 스크로블 그래프에서 가장 높은 곡인 YB의 야간마차가 100번 정도밖에 듣지 않았다고 기록된 까닭은 본인이 스포티파이를 그동안 간헐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억지 반복재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인위적인 조작을 가하지 않았다는 소리이다. 그리고 어차피 이 플랫폼의 사용자가 이미 많기 때문에 일반인 몇 명이 억지 스트리밍으로 조작하려해도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런 사이트를 이용하게 된다면 보여주기 스크로블링 또는 가수의 순위 올리기에 신경쓰기보다, 부디 본인 자신을 위해 사용하였으면 좋겠다. 진정 자신이 어떤 음악을 즐겨 듣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렇게 알찬 음악감상 통계 보고서를 제공하는 라스트에펨. 그렇기때문에 스포티파이를 이용한다면, 라스트에펨에 가입하여 연동하기를 적극 추천한다. 음악감상 생활이 훨씬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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